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썰

남편이 내 가사노동을 어떻게 당연시했는지 정리함

ㅇㅇㅋ· 2026.08.05 18:01· 조회 218
지금은 따로 살고 있어서 이제 좀 써도 될 것 같아서 씀 결혼 이십 년 동안 집안일을 혼자 다 해왔음 나도 보육원에서 종일 일하고 들어와서 저녁 차리고 아이 씻기고 재우고 다음날 도시락 싸놓고 빨래 돌려놓고 자는 생활이었음 보육원 일이 몸 쓰는 일이라 퇴근하면 이미 다리가 뻐근한데 집에 들어오자마자 밥 차리는 게 이십 년 내내 반복됐음 근데 그 이십 년 동안 남편이 한 번이라도 고맙다고 한 적이 없음 그게 억울한 게 아니라 당연한 거라고 생각을 했다는 게 지금도 화가 남 내가 무언가를 잘못한 게 아니라 나 스스로도 그게 내 역할이라고 받아들이게 됐던 거임 내가 힘들다고 했을 때 돌아온 말이 "집에 있잖아" 내가 보육원 일하고 들어왔다고 해도 "그래도 나보다는 낫잖아" 나보다 힘든 사람이 있으면 내 힘든 건 인정이 안 되는 논리 그 말 들을 때마다 그냥 입을 다물게 됐음 어느 날 내가 아파서 저녁을 못 차렸더니 "밥은?" 그 한마디가 진짜 많은 걸 보여줬음 걱정이 아니라 밥 어디 있냐는 말 그때 아 이 사람한테 나는 밥 차려주는 역할구나 싶었음 그날 처음으로 울면서 설거지를 했음 청소를 내가 했을 때는 뭐라 안 하다가 한 번 못 했더니 "집이 왜 이래" 이 사람한테 깨끗한 집이 유지되는 게 자동으로 이루어지는 줄 아는 거임 내가 한다는 걸 모르는 게 아니라 그냥 그게 당연히 돌아가야 하는 일이라 생각한 거임 아이 등하원도 이십 년 중에 손에 꼽을 만큼 했음 아파서 조퇴해야 하는 연락이 오면 항상 나한테 왔고 나도 일하는 중인데 내가 퇴근하고 데리러 갔음 그걸 당연히 엄마가 할 일이라고 생각했던 거임 내가 바쁘다고 해도 "그래도 너는 일찍 끝나잖아" 였음 가끔 남편 친구들이 와서 밥 먹고 가면 "잘 먹었다 역시 형수님이 최고야" 이러면서 가는데 남편은 그 말 듣고 뭐가 뿌듯한지 씩 웃음 그게 자기 자랑처럼 느껴지는 게 더 어이없었음 내가 해낸 일이 왜 남편 자랑이 되는 건지 명절에 친척들 오면 내가 전날 밤부터 준비하고 당일에도 부엌에서 내내 서있는데 남편은 거실에서 TV 보다 밥 먹고 낮잠 잠 명절 끝나고 나서 뒷정리도 당연히 나 혼자 했음 이 글 쓰는 게 남편 욕하려는 게 아니라 그냥 이런 게 이십 년 동안 쌓이면 어떻게 되는지 비슷한 상황인 분들한테는 그냥 읽히면 좋겠음 나는 지금 따로 살면서 처음으로 퇴근하고 내가 먹고 싶은 거 먹고 설거지 안 하고 자도 아무도 뭐라 안 함 이게 이렇게 편한 거인 줄 몰랐음 이십 년 동안 내가 잃어버린 게 뭔지 지금에야 조금씩 보임
댓글 4
ㅇㅅㅇ(160.109)08-05
지금이라도 깨달았으니 이제 님 스스로를 아끼며 사세요.
ㅅㄴㅊ(171.64)08-05
본인이그렇게 길들인 탓도 있죠
ok08-05
어린이집에 종사하는 것 같은데 70대이신 우리 시어머니도 보육원이라는 호칭을 사용하지 않으시는데... 요즘 시대 왠 보육원? 외국인의 주작인지 ~~
zcrq08-05
그래도 찾으셨네요. 추카추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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