썰
시부모 6천으로 빌려놨더니 "미국비 250 언제 줄 거야"
시댁과의 관계가 이상해짐. 내가 너무 예민한 건지, 아니면 이 정도는 받아들여야 하는 건지 모르겠음.
지방 거주 중이고, 나는 영어학원 운영 중. 남편이랑 결혼한 지 8년, 아이 하나 있음.
남편이 장남이고 여동생이 있는데, 둘의 관계는 거의 0에 가까워. 말하는 거 본 적이 거의 없음. 시아버님은 계속 "원래 그런 애다"라는 말만 반복하심. 성격이 원래 그래서 어쩔 수 없다는 식.
나도 사람이 원래 말이 없을 수 있다는 건 알아. 근데 조용한 성격하고 기본 예의는 별개의 문제 아닌가? 아이 100일, 돌 때도 한 번도 인사 안 했고, 아이가 넘어져도 안 안아줬음. 옆에서 지켜만 봤어.
내가 이걸로 뭐라고 한 건 아니야. 그냥 가족으로서 최소한의 관심, 인사 정도는 할 수 있지 않나 싶었어. 그런데 시아버님이 "원래 그런 애다"만 계속하니까, 결국 내가 받아들여야 하는 건가 싶어 그냥 넘어갔음. 3년 전부터는 나도 먼저 인사를 안 해. (인사 안 하는 게 인사하는 것보다 진짜 힘들긴 한데...)
결혼할 때 시댁이 경제적으로 특별히 해준 게 있는 건 아니었음. 그렇다고 그걸 가지고 불만 품고 산 것도 아니고. 내 가정 잘 꾸리다가 사업 시작해서 형편이 나아진 후로는 오히려 시댁에 할 수 있는 만큼 많이 해줬음.
(자랑하려는 건 아니지만, 친정에서 예물 예단 줬고, 부동산도 지원해줬음. 1주택 1억, 2주택 5천만 정도.)
가전이랑 가구도 필요한 거 다 바꿔드렸고, 명절이랑 집안 행사도 빠지지 않고 챙겼음. 시댁 어른들이 말 없는 분들이라 내가 활발한 성격으로 분위기도 많이 살렸고, 명절에 대가족 게임할 때 선물까지 챙겨 갈 정도로 애교도 많이 부렸음. (아이 가르치는 일이라 예의에는 더 신경 썼음.)
그래서 나는 며느리로서 할 만큼은 했다고 생각해. (제사는 안 하는 집. 모태신앙 대대손손이라 명절에 5남매 모이지만 다들 음식 하나씩만 가져옴. 나는 음식 대신 용돈이나 선물로 때움.)
그런데 이번에 돈 문제가 터지면서 시댁에 대한 생각이 싹 바뀌었음.
우리는 지방에 1주택으로 살고 있고, 지금 집값이 4억 5천 정도. 대출은 2억 있음.
사업상 꼭 필요해서 집을 또 사야 하는 상황이 터짐. (사업장 확장이고 개인과외교습자로 등록하려고 함.)
요즘 대출이 안 나와서 5억짜리 집인데 대출은 2억밖에 못 받음.
내가 가진 현금이 1억 8천, 부족한 게 1억 2천.
그때 시아버님께서 6천만 원을 빌려주겠다고 하셨음. 주는 돈이 아니라 빌려주는 거라고 명확하게 하셨고, 나도 두 달 후에 바로 돌려드리겠다고 했음.
그런데 추석에 시아버님께서 현금 1천만 원을 주시면서 갑자기 이 말씀을 하심.
"미국 가는 비행기표는 언제 끊어줄 거야? 250만 원이라던데."
나는 진짜 황당했음.
지금 집 사면서 한 푼이 아쉬운데, 빌린 6천만 원도 두 달 후에 바로 돌려드릴 생각이었음.
갑자기 1천만 원을 주면서 그중 250만 원을 미국 표로 쓰라는 말이 나오니까, 이게 뭐하는 상황인지 정말 모르겠었음.
결국 그 1천만 원은 바로 돌려드렸음. 남편한테도 "현금 1천만 원을 주시면서 비행기표 250만 원 얘기를 하시면, 남은 5천만 원은 또 뭘 의미하는 거냐"고 물었음.
내가 정말 계산적인 사람인가?
근데 이 미국 표 얘기가 갑자기 나온 건 아니었음.
2026년 5월에 시아버님 칠순이 있었음. 당시 아버님께서 태국 여행을 가신다고 하셔서, 나는 칠순 선물로 태국 비행기표를 끊어드리겠다고 했음.
그런데 아버님께서는 표 대신 용돈으로 받겠다고 하셨음. 국내 여행을 가자고 하셨고.
그래서 나는 국내 여행비 100만 원, 용돈 200만 원을 더해 총 300만 원 정도를 썼음.
결국 태국은 안 가셨고, 나는 그걸로 칠순을 대신한 줄 알았음.
그런데 이번엔 아버님이 형제분들이랑 미국을 가신다고 하시면서, 예전에 내가 태국 표를 끊어드린다고 했으니 그 비용으로 미국 표를 해달라는 이야기를 하신 거임.
이게 이해 안 가는 이유는:
태국은 이미 가지 않으셨잖아. 대신 국내 여행비랑 용돈까지 챙겨드렸음. 몇 달이 지난 후에 다시 예전에 한다고 했던 비행기표를 미국 여행에 사용하겠다니, 이게 뭐하는 거냐는 생각이 들음.
게다가 지금 나는 돈이 진짜 필요한 상황이잖아.
나는 시댁이 돈을 줘야 한다고 생각하는 게 아니야. 지금까지 받은 게 없다고 원망하는 것도 아니야.
이번 상황에서는 "너희 지금 집 사느라 힘들겠네? 필요한 만큼 쓰고 나중에 갚아라" 정도의 마음을 기대했어.
근데 돈을 빌려주는 상황에서 여행비 얘기가 함께 나오니, 그동안 내가 시댁에 했던 모든 게 한순간에 허무해졌음.
그 이후로 지금까지 시댁과 연락을 한 번도 안 했음.
나는 시댁과 원수가 되고 싶은 것도 아니고, 남편한테 부모님과 연을 끊으라고 하는 것도 아님.
내가 원하는 건 이제 각자 자기 가족은 각자가 챙겼으면 좋겠다는 것뿐임.
명절은 남편이 혼자 가고 오면 좋겠고, 나는 예전처럼 적극적으로 시댁 행사를 챙기거나 며느리 노릇을 하지 않고 싶음.
그렇다고 남편이 부모님께 드리는 용돈까지 끊자는 게 아님. 필요한 부분은 계속 드리면 좋겠어. 다만 나는 거리를 두고 싶음.
남편도 이 의견에 동의해. 오히려 자신이 미안하다고 함. 본인도 부모님 때문에 내가 상한 걸 알고 있는 것 같음.
딱 두 달이라고 했던 상황에서 현금 1천만 원을 주시면서 "미국 표 250만 원은 언제 끊어줄 거냐"는 말을 들은 게 정말 그렇게까지 서운할 일인가요?
내가 정말 궁금한 건 이거야. 나는 정말 예민한 건가? 아니면 이번 일을 계기로 시댁과 거리를 두는 게 맞는 건가?
남편과 부모님 관계까지 끊으라는 게 아님. 그냥 이제 나까지 그 관계 안으로 들어가서 며느리 노릇을 계속 할 필요가 있는지 모르겠음. 웃는 얼굴로 뵐 자신이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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