썰
남편이 도와줬대요
주말에 있었던 일 그냥 기록해둠
무직이라 집에 있어서 집안일은 다 내가 함
오늘은 아침에 일어나서 애기 밥 먹이고 장보고 밥하고 빨래하고 청소하고 저녁 준비하면서 하루가 다 갔음
저녁에 남편이 들어오더니 애기 30분 봐줬음
내가 저녁상 마저 차리는 동안
근데 이따가 시어머니한테 전화하면서 하는 말이
"오늘 제가 애 봤어요"
도와줬대
내가 하루종일 한 건 뭔데
이 말 듣는 순간 진짜 뭔가 딱 끊기는 느낌이었음
말을 못하겠더라고
사실 이게 처음이 아님
저번 주에도 설거지 몇 개 했더니 "오늘 설거지 했어" 하면서 피곤한 척 함
그거 평소에 내가 다 하는 건데
내가 할 때는 그냥 당연하고 남편이 조금 하면 해줬다가 되는 거임
오늘 저녁에 밥 먹으면서도 이 생각이 계속 남
말을 꺼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꺼내도 내가 뭘 잘못했어로 끝날게 보여서 그냥 안 꺼냄
안 꺼내면 이게 계속 쌓임
이 패턴이 얼마나 됐는지 생각해봤음
집안일은 내가 다 해온 거 맞고
남편이 뭔가 하면 그게 이벤트처럼 취급됨
내가 해온 건 당연한 기본으로 여겨짐
얼마 전에는 내가 좀 아파서 빨래를 못 했는데
남편이 아무 말 없이 돌렸음
그게 당연한 건데 나는 고맙다고 말 두 번 했음
그 순간 어? 했어
내가 남편한테 하는 말을 남편은 왜 나한테 안 하는 거지
집에서 하루종일 일하면서 애 보는게 누군가 봐줘야 인정이 되는 건지 모르겠어
무직이니까 내가 다 해야 하는 거 알아
근데 내가 한 건 없는 것처럼 되고 남편이 30분 한 건 큰 일이 되는 이 구조가
진짜 지침
이게 내가 기대를 잘못 가진 건지 아니면 원래 이상한 상황인 건지
이거 어떻게 말해야 바뀌는 건지
말해봤자 도와달라고 하지 않냐는 말 들어봤는데
그 말 자체가 답인지도 모르겠어
이런 남편 가진 사람들은 어떻게 하고 사는 건지
사실 말하면 달라질까 싶기도 함
말해봤자 내가 원하는 게 있으면 먼저 말해야지 이런 반응이 나올 것 같아서
근데 내가 왜 집안일을 하루종일 했다는 걸 말로 설명해야 하는 건지
남편이 그걸 이미 알아야 하는 거 아닌가 싶어
오늘 있었던 일을 기록해두는 이유는 나중에 또 흐릿해질 것 같아서임
지금 이 기분이 한 번 쌓이고 또 쌓이다 보면 어느 순간에 한꺼번에 나오게 되는 게 무서워서
그러기 전에 어디다 쓰는 게 낫겠다 싶어서 여기다 남겨두는 거야
이거 읽는 사람들은 어떻게 해결했는지 궁금하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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