썰
처모 눈치에 자존감 박살
반년 전에 다니던 직장을 그만뒀다. 지금은 새로운 일을 찾는 중이다.
아내는 별로 뭐라 하지 않는데, 장모님이 상황을 좀 복잡하게 만든다. 얼마 전 제사 때 만났는데 장모님이 "사위도 이제 자리를 잡아야 아이들이 편할 텐데"라는 말씀을 하셨다. 표면적으론 무해한 말씀 같지만, 그 톤에서 느껴지는 압박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내가 그 자리에 있었으니까 그 분위기를 알아챘다.
구직이 생각보다 어렵다. 나이도 만만치 않고 경력도 이상하다 보니 서류에서 계속 떨어진다. 하루종일 이력서를 쓰고 면접을 준비해도 좋은 소식은 없다. 면접 고배를 마신 날은 하루를 말아먹는다.
더 힘든 건 가족의 변화다. 요즘 아내도 나를 보며 살아간다. 지출할 때 먼저 물어보고, 친구 약속도 많이 거른다. 그 모습이 감사하면서도 미안하다. 처형이 새 차를 샀다는 소식이 나올 때, 장모님은 우리 집과 비교하는 뉘앙스의 말씀을 하셨다. 그 순간 얼굴이 화끈거렸지만 아무것도 못 했다.
명절이 두려워졌다. 처가에 가기 전부터 마음이 철렁하고, 그 자리에서 무슨 말씀이 나올까 봐 긴장한다. 애들은 할머니 할아버지 만나는 걸 기뻐하는데, 나만 마음이 무겁다.
요즘 새벽 몇 시까지 구직 사이트를 헤맨다. 자소서를 몇 번을 고쳐 써도 결과는 같다. 스스로를 믿기가 어려워진다. 처가 눈치까지 받으니 정신이 산란하다. 밤에 혼자 있으면 내가 정말 무능한 건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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