썰
우울증 시어머니 '정서적 쓰레기통'이 된 제 처지, 제가 정말 나쁜 며느리인가요?
결혼 3년 차 직장인입니다.
저희 시어머니, 몇 년 전부터 가벼운 우울증이랑 화병이 있으세요.
특별히 악독한 분은 아니세요. 오히려 저한테 다정하시고
음식도 잘 챙겨주시는 분이라 저도 처음엔 마음을 많이 열었죠.
문제는 남편의 태도입니다.
남편은 전형적인 '감정 불능자'예요.
어머니가 우울해하시거나 힘든 얘기를 하시면
"아니, 왜 또 그러세요", "그만 좀 하세요"라며 대화를 끊어버립니다.
그러다 보니 어머니는 아들인 남편보다 며느리인 저한테 더 의지를 하시더라고요.
처음엔 저도 좋게 생각했어요. 시어머니가 저를 딸처럼 생각해주시는 거니까.
그런데 이게 갈수록 도를 넘기 시작했습니다.
평일 퇴근 후 지쳐서 집에 오면 남편이 말합니다.
"어머니가 오늘 너무 우울하시대. 당신이 전화 한 통만 드려줘."
그 전화 한 통이 보통 1시간, 길면 2시간까지 이어집니다.
내용은 항상 비슷해요. 외롭다, 남편(시아버지)이 미웠다, 인생이 허무하다...
제가 공감해주고 달래드려야 겨우 통화가 끝납니다.
저는 회사에서 온종일 사람 치이며 스트레스받고 오는데
집에 와서까지 시어머니의 감정 쓰레기통 역할을 해야 하는 상황인 거죠.
지난 주말에는 제가 정말 몸이 안 좋아서 누워있는데
남편이 어머니 모시고 저희 집 근처로 오셨더라고요.
제가 아픈 걸 아시면서도 어머니는 "내가 너 생각해서 반찬 해왔다"며
결국 거실에 앉아 3시간 동안 본인의 우울한 과거사를 쏟아내셨습니다.
제가 너무 힘들어서 남편한테 진지하게 말했어요.
당신 어머니니까 당신이 정서적으로 케어해달라고.
나도 이제 한계고, 나까지 같이 우울해질 것 같다고요.
그랬더니 남편 반응이 가관입니다.
"어머니가 당신을 얼마나 믿고 의지하는데 그걸 밀어내냐"
"나는 남자라 공감 능력이 부족한 거 알지 않냐, 당신은 잘하니까 좀만 더 해줘라"
"가족인데 이 정도 희생도 못 해주냐"라며 오히려 저를 냉정한 사람 취급합니다.
어머니가 나쁜 분이 아니라는 게 저를 더 미치게 해요.
차라리 막말을 하는 분이면 당당하게 거절할 텐데,
늘 저를 아껴주시는 분이라 거절할 때마다 제가 괴물이 된 기분입니다.
근데 진짜 죽을 것 같아요. 퇴근길에 시어머니 전화 올까 봐
핸드폰 진동만 울려도 가슴이 두근거리고 숨이 막힙니다.
제가 너무 이기적인 건가요? 아니면 남편이 비겁한 건가요?
진짜 억울해서 잠도 안 오고 눈물만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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