썰
병원 동반이 내 몫이라고하네ㄷㄷ
남편이 둘째 아들이고 난 어린이집 생 아 둘 키우면서 단축근무 중이야. 매일 아침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일해.
시어머니가 최근에 건강이 안 좋으셔서 병원을 자주 다니셔야 한대. 병원 가는 전날 우리 집에 와서 쉬고 가고 싶은데 아들들이 좀 도와줬으면 좋겠다고 하신 거야. 며느리라는 말씀은 안 하신 거고 진짜 아들들이 손 봐달라고 하셨어. 당연히 남편과 형부가 알아서 챙길 줄 알았는데 말이야.
한참 뒤에 남편이 시어머니 병원 진료 날을 얘기하더니 그 전날 올려신다고. 그런데 갑자기 "차를 바꿔 타면 된다"고 하더라고? 뭐라고? 했더니 상황이 어떻게 되는지 봐봐.
남편 차에는 막내 카시트만, 내 차에는 둘 다 카시트 달려 있지. 시어머니가 뒷자리 선호하신다고 남편이 그 차를 타고 가자는 거야.
그럼 내 차는 내가 타야지, 그러면 넌 엄마를 모셔 가야 한다는 뜻인데? 나를 이상한 눈빛으로 쳐다봐. 내가 왜? 하니 "너 하겠다고 했잖아" 우기네.
아니다, 나는 전날 저녁 밥이랑 잠자리 챙겨드린다고만 한 거지. 시어머니가 "아들들이 도와달라"고 하신 거니 병원은 당신과 형부가 해야 할 일 아니냐고 물었어.
남편이 자기들은 시간 내기 어렵다며 도와달라고 하더니 그럼 너희 중 누군 연차 내고, 둘 다 부족하면 생각해본다고 했어.
시어머니한테는 직접 몇 시에 데려가냐고 전화 오셨길래 남편이 간다고 했어. 난 아이들 하원하고 저녁 밥 줘야 한다고 하니 "응, 그렇구나" 하셨는데 당연히 내가 갈 거라고 생각하신 모양이야.
정말 웃기는데 시댁에서도 당연히 내가 할 거라고 본 거야.
나는 예전에 우리 친엄마 생각이 나. 결혼 전에 쓰러지셨는데 24시간 간병이 필요했어. 간병비가 얼마나 들지 예상이 안 돼서 가족끼리 돌아가며 챙겼어. 결혼식 준비로 돈도 없었고. 남편한테 정말로 2시간만 와달라고 부탁했는데 "안 된다"고 했어. 그래서 그날은 내가 다 봤어.
시아버지가 남편이랑 통화할 때 뭐라고 했는지 알아? "예비장모님 문안 간다고 했으니 전에 간병해달라는 거 또 얘기하지 마. 지들 부모는 지들이 챙겨야지 몇 시간 못 챙긴다고 난리부릴 거 아니고, 함부로 도와주지 마"라고. 남편이 자동녹음 때문에 다 들렸어.
화는 났지만 우리 엄마는 결혼 후 바로 가셨으니 그때 챙겨드린 거라 후회는 없어. 그래서 이제부턴 시댁 봉양은 못 하겠다고 작정했어. 남편이 자꾸 빌어서 참기로 한 거지만.
남편이 "장모님 때문이냐"고 물었을 때 난 "시댁에서 자기네 부모는 자기들이 챙겨야 한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아서 깔끔하다고 생각했다"고 했어. 나는 전날 저녁 식사랑 토퍼 마련만 해드릴 거고 나머진 당신들이 다 알아서 하시면 된다고.
시아버지는 자기 말을 내가 들은 줄 몰라도 이제는 당연히 자기 아들이 챙겨야 할 일이라고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 정신 차려 시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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