썰
아빠가 정말 아파트 내놨네 (재방문)
처음엔 마지막 글이라 했는데 결국 또 쓰네. 많은 댓글과 부모님 걱정 덕분에 제대로 정리됐으니까.
우리 아빠가 새언니하고 오빠한테 연락을 했고, 셋이 우리 집에 왔어. 아빠가 내 글을 몰래 읽고 있었던 거 같아. 문앞에 나가서 봤을 땐 새언니가 절하는 표정으로 인사했어. 중고딩 때 들킨 것처럼 둘이 자꾸 눈짓하던데 웃기더라고.
아빠는 오빠한테 먼저 훈계했어. 너희가 부모 베푸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했냐, 세상엔 빚지고 시작하는 사람도 많고, 고생은 겪어야 아는 거라고. 새언니한테도 말했어. 자식이랑 부모는 끊을 수 없는 줄로 연결돼 있고, 그 줄이 끊어지면 양쪽 다 타격을 입는다고. 가정이 아직 부담스러웠나보다, 좋은 게 좋은 거라 생각했는데 짧은 생각이었다고.
그래서 3개월을 준다고 했어. 그 사이 전세를 알아보고 상한은 1억이라고. 이 돈은 안 갚아도 되지만, 이만큼 대주는 만큼 며느리도 아들도 집에 대한 도리는 해야 한다고. 1억으론 이 근처 투룸 전세가 힘들 것 같으니까 다른 지역으로 갈 수밖에 없을 듯.
할 말 있냐고 물었을 때 오빠는 한숨만 푹푹 쉬었고, 새언니는 울면서 죄송하고 잘못했다며 아기도 낳을 텐데 갈 곳이 없다고 했어. 진짜 서럽게 울어서 뭐라는지도 못 알아들을 정도였어. 그 아파트 못 팔면 줄 수도 있다고 했는데 난 됐어 했더니 새언니가 아버님 너무하신다고 엄마를 붙잡고 울더라. 오빠는 그냥 일어나 새언니를 데리고 나갔어.
처음엔 협박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아빠 통화를 들어보니 진짜 아파트를 내놨어. 겁 먹고 의심했지만 정말로 행동에 옮기실 줄은 몰랐어. 엄마는 많이 시달리셨을 거야. 시커멓게 타셨을 것 같아.
이번 주말엔 부모님 모시고 영화보고 바람 쐬고 올 거야. 요즘 주말마다 힘들었을 테니까 제대로 쉬어달라고. 그리고 내 번호도 바꿀 생각이야. 새언니가 전화했을 테니까 더 이상 신경 쓰고 싶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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