썰
파혼하고 나서 주변 반응에 두 번 상처받은 사람 있음?
파혼한 지 몇 달 됐는데 이제 어느 정도 정리가 됐고
뭔가 글로 써야 할 것 같아서 씀
결혼 준비를 거의 다 해놓은 상태에서 파혼했음
예식장도 잡았고 청첩장도 만들 단계였는데
진행하다 보니 안 맞는다는 게 계속 쌓이더니
결국 한번 길게 이야기하자 해서 앉았고 끝났음
처음엔 정말 힘들었는데 솔직히 시간이 지나니까 잘한 거라는 생각이 더 많이 듦
근데 파혼 자체보다 이후 주변 반응이 더 힘들었음
알렸을 때 제일 먼저 나온 말들
"어떡하냐 예식장 계약금은 어떻게 됐어?"
내가 어떤 상태인지는 뒷전이고 돈 이야기가 먼저였음
"근데 왜 여기까지 간 거야 전에는 잘 된다고 했잖아"
이게 내가 해명해야 하는 상황인 건지
둘이 합의해서 결정한 건데 혼자 설명하고 앉아있는 게 이상했음
"그래도 네가 좀 더 맞춰봤어야 하지 않아?"
이 말은 진짜 황당했음
내가 안 맞춰봤다고
수개월 동안 맞춰가면서 이야기했고
그러면서 안 된다는 걸 알게 된 거인데
더 맞추면 어느 선까지 맞추면 되는 건지 도대체
제일 어이없었던 건 지인 한 명이 했던 말임
"결혼까지 진행했으면 그 사람이 진짜 나쁜 사람인 거야?"
파혼이 나쁜 사람이어야만 할 수 있는 건 줄 알고 있는 거임
안 맞아서 파혼하는 거고 오히려 그게 더 책임감 있는 선택이라고 생각하는데
이 생각을 왜 내가 설명해야 하는 건지
또 다른 지인은
"이제 다시 만나려면 나이도 있고 힘들겠다"
이게 위로임
이미 아픈 사람한테 이런 말이 어떻게 나오는 건지
나쁜 말 하려는 거 아니라는 거 알고
다들 걱정해서 하는 말이라는 거 앎
근데 이 반응들 하나하나 처리하는 게 파혼 자체보다 더 진이 빠졌음
정작 힘든 건 나인데 주변이 더 난리가 나 있는 느낌
결국 결혼이라는 이벤트에 집착하는 사람들은 많은데
내가 어떤지 어떻게 지내는지를 먼저 물어본 사람은 손에 꼽음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서 확실해진 건
파혼 결정은 맞는 선택이었다는 것임
그때 더 미뤘으면 더 힘들어졌을 거 확실하고
지금 이 방향이 나한테는 맞는 방향이라는 게 보이기 시작했음
주변에서 뭐라 해도 결국 이건 내 인생이고 내가 결정하는 것이라는 게 지금은 더 분명하게 보임
이 경험하고 나서 주변에 힘든 사람이 생기면
뭔가 묻기 전에 어떤지부터 먼저 물어봐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음
비슷한 경험 있는 사람들은 그 주변 반응 어떻게 버텼는지 궁금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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