썰
추가) 엄마 장례식 다녀온 시모의 병신짓
댓글로 남편이랑 잘 맞냐고 물어본 분들 많아서 정리하면, 시댁만 제외하면 진짜 내 취향 박스인 그런 남자라는 뜻이야. 진짜로.
처음부터 이랬던 건 아닌데, 지금도 시댁 때문에 자꾸 멀어지는 거 같은데, 집에서 할 일이나 귀찮은 거 처리할 때도 내 친구들이랑 식구한테도 나름 정성껏 하는 게 눈에 띄고, 내가 뭔가 결정하면 항상 옆에서 응원해주고 믿어주는 사람이라니까. 시댁 이야기만 나오면 진짜 민감해지는데, 사실 시아버지 세상 떠난 뒤부터 시모를 특별히 생각하게 된 거라 그런 마음이 다를 수도 있지 않냐고 생각했어. (시아버지도 요즘에 간 거 아니고)
어쨌든 나도 평소엔 싯팍 말하는 성격이고, 남편이 시댁 관련 얘기 할 때 가만만 듣고 네네 하는 사람 절대 아니야. 진짜로 시댁 이야기만 나눴을 땐 대화가 죽는다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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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그대로 돌아가신 친정 엄마 장례식 가서 시모가 자기 아들 걱정만 존나 하고 떠난 거야. 나는 애초에 나중에 인연 끊을 생각까지 했는데, 남편은 엄마가 일부러 그런 건 아니고 실수니까 그냥 패스하자는 톤. 뭐 일이 있었냐 하면,
친정 엄마는 병으로 투병하시다 떠나셨는데, 투병 기간이 길다고도 짧다고도 할 수 없을 정도였어. 갑자기 컨디션이 안 좋아지더니 응급실 입원하고 72시간 안에 가셨어. 그 3일간 나랑 오빠가 번갈아 곁을 지켰고, 마지막 순간엔 내가 밤새 옆에만 있었어. 이틀을 제대로 잠도 못 잤고, 새벽 시간에 돌아가셨으니까 거의 밤을 세운 상태였거든. 남편은 집에서 대기하고 있었어.
돌아가신 날 전날엔 남편이 휴가 써서 집에 있었고, 나는 퇴근하고 바로 엄마한테 갔어. 새벽에 돌아가신 직후 우리 식구한테 연락 박았고, 먼 지역에 있던 언니가 올 때까지 내가 엄마를 모셨어.
언니가 엄마를 모시고 친정 내려가는 거 봐주고 나는 짐을 일주일치 챙해서 남편이랑 함께 내려가야 했어. 서울 병원에서 집까지만 해도 시간 반이 소요되는데 운전 중에 제정신이 아니었어. 핸드폰 들었다 놨다하면서 겨우 정신 차려서 집 도착했고, 씻고 바로 친정으로 또 출발해야 했거든. 그 거리도 남편이 핸들 잡았어. 나는 탈자마자 쓰러졌어.
평일이라 교통도 밀려서 총 다섯 시간이 걸렸어. 남편한테 미안해했지만 진짜 내가 운전할 상태는 아니었거든. 보통엔 친정 갈 때 내가 거의 풀로 운전해 왔는데.
도착해서 문상객들 맞이하고 첫째 날을 정신없이 넘겼어. 문제는 둘째 날이었는데,
시모는 혼자 내려오긴 무리 있는 지역이라 남편 고향 친구들이 퇴근 후 데려온 거야. (시아버지는 안 계심) 시누는 임신 초기라 쉬고 있었고, 시누 남편은 그 쪽 어른 건강이 안 좋아서 못 내려왔대. 그래서 시모가 대표로 온 거였어.
친구들이 퇴근하고 오는 길이라 장례식장 도착이 새벽 1시 넘게 됐어. 미안한 마음에 시모께 와주셔서 고맙고 고생 많았다고 인사 드리면서 밥을 챙겼는데, 친구들도 쩔쩔해 보이더라고. 그래서 "형들 운전 교대로 하느라 진짜 힘들었겠다, 몇 시간 걸렸냐"고 물었더니 다섯 시간이라고. 정말 와줘서 고맙고 스트레스 받으셨을 거라고 감사 표현했어.
이때까진 남편이 안 나타났어. 밖에서 친구들 기다리다가 시간이 엇갈린 거였어.
밥 먹으면서 이것저것 얘기하다가 시모가 "너희들은 어떻게 내려왔어?"라고 물어봤어. 그래서 "저희도 차량으로 왔어요"라고 했더니 "운전은 뉘가 했냐"고. "00이(남편)가 했어요"라고 하니까,
"혼자 운전할 거리가 아니었는데…"
이 말을 내뱉은 거야. 그래서 나는 "제가 며칠 밤을 새고 수면 부족이라 운전할 상황이 아니었어요"라고 설명했어. 그런데 시모가 또,
"여기는 혼자 운전할 거리가 아니었는데…"
이걸 또 반복하시는 거야? 나도 또 "제가 운전할 상황이 정말 안 되었다"고 반복 설명했지.
그 와중에 남편이 들어왔고, 대화가 오가다가 남편이 친구들 반찬이 부족해 보인다고 나가서 챙기고 왔어.
그 모습을 본 시모,
"아이고 우리 남편이 피곤해서 힘들겠네…"
나는 정신이 나가버렸어.
시모가 한 번 더 중얼대길래
"우리 남편이 피곤해서 힘들겠다"
이 순간 나는 정말 어이가 없어서, 시모를 배웅할 때 대충 하고 언니 옆으로 뒷걸음쳤어.
나중에 남편한테 이 상황을 전했더니,
"엄마가 너한테 뭔가 누적된 게 있나 봐"
이 한 마디를 날리더라고. 정말 황당한데, 그동안 시누도 남편도 내가 며느리 역할을 안 한다고 떠들었거든. 나는 매번 "도리는 내가 할 만큼 하고 있고, 친정 엄마한테 하는 것보다 더 챙기고 있다"고 쏘아붙였어.
시누는 그렇게 도리를 챙기라고 하더니 정작 엄마 장례식은 안 왔어. 연락도 없고 부의금만 남편한테 띡 보냈더라고.
그게 너희들이 말하는 도리냐고 남편한테 따졌더니 할 말이 없더라고.
시누도 시모의 그 짓을 잘못됐다고 나중에 인정했대. 근데 남편은 엄마가 분명히 실수한 거지만 의도적인 건 아니고, 엄마가 원래 눈치 없이 말하는 버릇이 좀 있다고 변명해 대더라고.
그래서 나는 내 기분이 정리될 때까지 못 본다고 선언했어. 남 장례식도 아니고 친정 엄마 장례식에서도 말 하나하나를 조심하는데, 며느리 앞에서 자식 걱정만 하고 튀어나가는 게 말이 돼? 누가 봐도 내가 가장 힘겨운 과정을 거치고 있었는데, 왜 하필 나한테만 아들 걱정을 드러냈는지 모르겠어.
엄마 장례식 생각날 때마다 시모의 그 짓 생각만 막 떠올라서, 마음이 정리될 때까지 못 뵌다고 했어. 남편도 이해한다고 말했어.
그렇게 칠일이 흘렀는데, 시모 생일이 있다고 시누가 연락 와서 저녁 먹자고 해. 나는 안 간다고 못을 박았어. 시모를 축하할 마음도 별로고, 그게 시모라면 더욱 발걸음이 떨어지더라고. 남편은 혼자 다녀왔어.
실은 시아버지가 간 직후에 우리 아버지 생신이 있었거든. 그때는 시댁에서 "뭐 생일이냐, 내년에 챙겨도 괜찮다"며 참석을 완곡히 거절하라고 했대. 혼자인 시모 위로 좀 해주라고. 그런데 시댁은 우리 친정 엄마가 가신 바로 일주일 뒤에도 시모 생일 축하를 지나칠 수가 없었나 봐.
정말 남 같은 감정이 들었는데, 거기에 시모 카톡 프로필이 바뀐 거야. 사진엔 나는 빠져있었고, 그들만의 축하 사진이었어. 엄마 간 지 일주일도 안 돼서 자기 생일 축하 사진을 띄운 거야.
남편은 이 정도로 의미를 깊게 두지 말라고, 내가 기분 내리는 거라고 했는데, 정말 정이 싹 식더라고.
지금도 시댁만 빠지면 남편이랑 진짜 찰떡인데, 시댁이 껴들면 매번 싸워. 나는 알아. 시모가 악의로 그런 말을 꺼낸 게 아니라는 거. 다만 어른이라면 그 상황에서 아들이 걱정되더라도 그걸 나한테 쏟아내면 안 되는 거 알아야 하잖아. 자기 아들한테만 살짝 꺼냈으면 좋았을 텐데.
이 정도 일로 인연을 끊는 게 이상한가봐?
덤으로 그 이후에 내가 축하받을 일이 생겨서 시모가 용돈을 주셨는데, 받기 싫다고 남편한테 돌려드리라고 했어. 그럼 남편은 시모한테 받은 건 거절하는 것도 실례라고, 감사 메시지는 필수라고. 문자를 안 보냈더니 화를 내더라고. 시댁 빼곤 정말 잘 맞는 부부인데, 시댁 때문에 계속 싸워. 시간이 좀 지나니까 마음이 둔해지긴 했는데, 연말이 다가오고 설을 생각하니 또 시댁 스트레스가 밀려온단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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