썰
2주년 기념날에 헤어져버렸어
1년 사귀니까 진짜 좋았어. 자기가 엄청 잘해줬고 남친이는 처음 이런 감정 느낀다며 자꾸 사랑한다고 했지. 술 먹고도 자기한테서 떨어지지 말라고 노래 불렀을 정도로.
그런데 1년 넘어가니까 권태기가 올라왔어. 남친의 모든 게 싫고 한심해 보이고, 자기 자신도 아깝게 느껴졌어.
직접 모질게 한 적은 없었지만 온도가 싹 식었겠지. 목소리 톤도 달라지고 혼자 있는 걸 좋아하게 되고 애정 표현도 줄어들었으니까. 그런데 남친이는 단 한 번도 서운해하지 않고 오히려 내가 달라질 때마다 더 잘해주려 했어. 그 모습 보면서 고맙고 사랑스럽기도 해서 그래도 사랑하는 건가 봐 했는데...
어제가 2년 기념일이었거든. 나는 편지를 못 줘서 선물만 줬는데, 남친이는 선물에 꽃다발, 케이크, 편지까지 챙겨왔어.
감사한 마음으로 편지를 읽는데 나를 사랑하는 마음이 너무 드러났어. 눈물이 나왔지.
그런데 감동이 아니라 죄책감이 먼저 들었어. 그 순간 깨달았지, 나는 이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걸.
우는 나를 보고 남친이가 울지 말고 편지가 그렇게 좋냐, 100일이랑 1년 기념일이랑 울지 않았잖아, 앞으로는 더 많이 써주겠다고 했는데...
나 귀에는 다 안 들렸어. 헤어져야겠다는 생각만 맴돌았거든. 그래서 팔로 막고 헤어지자 했어.
남친이가 당황해서 왜냐, 뭘 잘못 썼냐고 물었는데, 다 터져 나왔어. 편지 읽고 처음 든 감정이 죄책감이었다고, 이제까지 온도가 식어 있었다고, 열정도 사라졌다고. 그래도 오빠를 사랑한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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