썰
독신인 친구가 자꾸 나를 깎아내리는 말들 정리
고등학교 때부터 친한 동창이 있어요. 아직 결혼 안 했고 아이도 없죠.
연간 3~4회 정도 만나는데, 만날 때마다 뭔가 이상한 기분이 드네요.
지난번 만나고 와서 친구가 한 말들을 정리해봤어요.
학원비 얘기할 때 '그 돈으로 해외 여행 몇 번이나 가나, 너는 정말 멋있다' 이렇게
요즘 일을 안 하고 있다니까 '그래도 남편이 벌어주니까 상관없잖아'
제 복장을 보더니 '너 요샌 편한 옷만 입네, 엄마처럼 보여'
자기 피부 관리하는 얘길 하다가 '넌 너도 좀 해봐, 이 나이 되면 안 하면 쉽게 티나'
남편이랑 싸운 거 얘기하니까 '내가 결혼 안 한 이유가 그거야' 웃으면서
아이가 독감 걸려서 약속을 못 잡았을 때 '애를 낳은 엄마들은 다 그런 거지' 이모티콘만
제 생일엔 케이크 쿠폰을 보내면서 '애들이랑 나눠 먹어, 혼자만 먹을 일은 없잖아'
큰 아이 중학교 입학했다고 하니 '와, 벌써? 그럼 너도 이제 학부모 아줌마네, 정말 우리 늙었다' 이런 식
밖에서 밥 먹을 때 제가 아이들 몫을 포장하니까 '넌 여기서도 엄마네, 힘들겠다'
일부러 상처 주려는 건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다 모으니 매번 제 삶을 한 계단 낮춰 말하는 것 같아요.
칭찬처럼 들렸던 말들도 '난 저렇게 안 살았다고 고마워'란 뜻 같고요.
남편에게 보여줬는데 일을 쉬면서 좀 민감해진 건 아니냐고 하더라고요.
그 말 들으니 더 헷갈렸어요.
혹시 일을 그만두고 집에만 있으니 친구가 부러워서 그걸 친구한테 화풀이하는 건 아닐까?
친구는 매년 해외도 나가고, 승진도 했고, 혼자 살 집도 샀거든요.
반면 저는 이달 중에 학원을 하나 끊을지 고민하는 중입니다.
친구가 또 보자고 연락을 했는데 아직 답이 못 했어요.
또 만나면 메모장이 더 길어질 것 같아서요.
다른 친구한테 슬쩍 물어봤더니 '그 애가 너한테만 그래'라고 하더라고요.
그 말이 위로인지 뭔지 헷갈렸어요.
그렇다고 30년을 함께한 친구를 이것 때문에 끊을 수도 없고요.
결국 문제는 제 쪽인 것 같아요.
친구는 자기 얘기를 한 것뿐인데, 듣는 제가 자꾸만 비교하고 있었으니까요.
메모는 삭제했어요.
그런데 그 문장들이 여전히 생생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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