썰
동생 우울증때문에 미치겠습니다
정말 어디에 말할곳이 없어서 여기에 씁니다.
동생이 학교에서 있었던 일 때문에 우울증 진단을 받았습니다.
학교에서 힘든 일을 겪었던 것도 알고 있고, 동생에게 잘못이 없었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결국 자퇴하게 됐을 때도 고등학생인 동생이 그런 일을 겪고 학교까지 그만두게 된 것이 너무 안쓰러웠습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최대한 이해해주려고 했고, 우울증에 대해 잘 모르지만 최대한 저도 동생을 데리고 어디에 가거나 어디 나갈때마다 좋아하는것을 사주는 등 많이 신경 썼습니다.
그런데 자퇴한 이후의 모습을 보면서 점점 너무 힘들고, 솔직히 싫어지고 있습니다.
동생은 대학에 가고 싶다고 말하면서도 학교에 다니는 또래들을 부러워합니다. 그런데 독서실에 가자고 하면 자기 학년이나 아는 사람을 마주칠까 봐 무섭다고 하고, 밖에도 잘 나가지 않습니다. 멀리 있는 학교로 전학해서 1년을 다시 다니는 방법도 싫다고 합니다. 결국 지금은 대부분 집에서 애니메이션을 보면서 지내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피규어를 사는 데 집착하는 모습도 심해졌습니다. 원래도 물욕이 강한 편이었는데, 자퇴 이후 더 심해진 것 같습니다. 아빠 돈으로 피규어를 수십 개씩 사고, 택배를 계속 받고, 또 물건을 팔고 다시 사는 행동을 반복합니다. 자기 돈은 부족하니 계속 부모님 돈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엄마가 더 이상 무작정 사주는 것은 안 된다고 생각해서 피규어를 20개 정도까지만 사고 그만 사라고 제재를 했는데, 그럴 때마다 동생은 화를 내거나 짜증을 냅니다.
그런 상황에서 오늘 가장 정이 떨어지는 일이 있었습니다.
저와 엄마가 잠시 밖에 나와 있었는데, 동생이 갑자기 카톡으로 엄마에게 화를 내면서 “죽겠다”, “강아지들이 죽으면 같이 죽겠다”, “보기 싫다”, “오지 마라”는 식의 말을 수십 개나 보냈습니다. 평소에도 조금만 힘들거나 화가 나면 죽겠다고 하면서 울고불고 하는 일이 있습니다.
처음에는 동생이니까 이해하려고 했습니다. 학교에서 정말 힘든 일을 겪었고, 우울증 진단까지 받았으니 당연히 힘들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동생이 자퇴한 것도 안쓰러웠고, 자기 잘못도 아닌 일 때문에 이런 상황까지 온 것이 너무 마음 아팠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저도 한계인 것 같습니다.
자기에게 못된 일을 한 사람들에게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하면서, 정작 자퇴한 이후 계속 곁에서 챙겨주고 도와주려고 하는 엄마에게는 욕하고, 죽겠다는 말을 하면서 겁을 주고, 아빠 돈으로 계속 물건을 사고, 자신이 원하는 것을 못 하게 하면 화를 내는 모습을 계속 보고 있으니 너무 화가 납니다.
우울증이 있다는 이유로 이런 행동까지 전부 이해해야 하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우울증 진단서가 잘못된 행동에 대한 면죄부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동생을 많이 이해하려고 했고, 같이 어디를 데려가기도 하고 필요한 것을 사주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런 일이 반복될 때마다 점점 정이 떨어지고, 이제는 동생이 혐오스럽고 역겹다는 생각까지 듭니다.
무엇보다 동생 때문에 엄마가 계속 상처받고, 가족 전체가 동생의 기분에 맞춰 움직이는 것 같아서 너무 답답합니다. 동생이 힘든 것은 이해하고 싶지만, 그 과정에서 다른 가족들이 계속 상처받고 희생해야 하는 것이 당연한 건지는 모르겠습니다.
제가 너무 냉정한 건지, 아니면 정말 동생의 우울증과 별개로 잘못된 행동이라고 봐도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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