썰
담임 첫 달, 점심이 지옥이 됐어
6월 초부터 새 학급을 담당하게 됐어요 3월 말에 입사한 후로는 계속 보조 역할만 했는데요 원장님은 승진이라고 하셨지만 실제론 벌받는 느낌이 강해요
새로 들어간 학급의 선생님들은 전부 경력 10년을 넘기신 분들이에요 인사를 드렸을 때 '아, 그 어린 선생님이군요'라며 웃기만 하더니 이후 회의에선 항상 저를 빼고 다 정해놓은 상태예요 단톡방에서 역할 배분할 때는 남은 일들을 죄다 제 이름으로 채워놔요
가장 견디기 힘든 건 점심 시간이에요 교사실에 들어가면 당신들끼리 하던 이야기가 뚝 끊기거든요 요새는 아이들이 낮잠 자는 시간에 교실 자리 한 구석에 가만히 앉아 밥을 먹어요
지난주에 제가 직접 짠 학부모 상담 일정표가 다음날 보니 사라져 있고 부장 선생님 이름으로 올려놓은 새 표가 있더라고요 색상만 좀 달라졌을 뿐 내용은 제 것과 거의 같았어요
예전 6세반 선생님이 물었을 때는 그 그룹이 원래 그렇다는 식으로 얘기하시면서 '그냥 일 년을 버텨'라고만 하셨어요
일 자체는 정말 재밌어요 7세 아이들이 이해도 잘 되고 정말 사랑스럽거든요 근데 집에 와서는 몸이 안 움직여요 주중엔 뭘 해도 재미없고 주말엔 침대에만 누워있어요 엄마는 자주 전화해서 밥은 잘 챙겨 먹냐고만 물어보는데 교실 모서리에서 혼자 먹는다는 건 차마 안 드릴 말이 있네요 친구들이 요즘 왜 연락이 없냐고 물어봐도 뭐라 대답할 수가 없고요
직업 경력이 1년도 안 됐는데 부서 이동을 하겠다고 하면 좋지 않은 기록이 남는다는 얘기도 들었어요 그냥 계속 버티면 상황이 나아질까요 아니면 지금 떠나는 게 올바른 선택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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