썰
결혼 전 룰인데 아기 이유로 없던 일 되는군
결혼 전에 딱 하나 정해둔 게 있었어.
주말 중 하루는 각자 자기 시간 가지기. 나는 낚시, 아내는 필라테스. 5년 연애 동안 이걸로 싸운 적 한 번도 없었고, 결혼 후 2년도 이대로 잘 지켰어.
작년 가을에 딸이 태어나고부터 난리가 났어.
처음 백일까진 당연히 안 갔지. 그 다음부터 한 달에 한 번, 새벽에 다녀오는 수준이었는데도 아내 표정이 계속 좋지 않았어.
이번 연휴에 동호회 형들이랑 통영 선상낚시를 3개월 전부터 잡아뒀어. 출발 전날 밤, 아내가 울면서 물었어. 진짜 가냐고. 열 나면 어쩌냐고. 상황이 드라마틱하게 꼬였어.
약속은 약속인데다 회비도 이미 다 낸 상태였어. 새벽에 나갔고, 장모님께 미리 부탁드려서 이틀 와 계신다고 했어. 충분히 챙긴 거라고 생각했는데.
감성돔 2마리를 손질까지 다 해가지고 냉동실에 집어넣었어. 큰 놈은 장인어른 드리러 갖다드렸고. 장인어른도 낚시를 좋아하셔서 다음엔 같이 가자고 하셨어.
아내는 그 얘길 들으니까 이제 아빠까지 빼가려고 하냐고 한숨을 쉬었어. 사위가 장인어른이랑 취미 같이 한다고 뭐가 나쁜 건지 난 모르겠는데.
그날 저녁에 아내가 말했어. 결혼 전 약속은 애 없을 때 얘기였다고. 자기는 필라테스 반년째 못 가고 있는데, 나만 혼자 그걸 지키고 있다고.
그건 내가 가지 말라고 한 게 아니잖아. 아내가 못 간 거지. 나는 낚시 없는 날에 애 목욕도 시키고 분리수거도 하고 할 거 다 하는데.
회사 동료들이 반반으로 말하더라. 약속은 약속이라는 놈도 있고, 형수님 입장도 이해할 만하다는 놈도 있고.
동호회 형들은 다들 애 있어도 잘만 다니는데, 그 집 형수님들은 왜 이해를 못 하는지 진짜 모르겠어. 장모님까지 불러서 맞춰드린 건데, 그게 더 서운했다니.
다음 달 정기 출조 때 뭐라고 말해야 할지 벌써부터 고민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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