썰
처가 논리가 진짜 헷갈려 요지부동이네
결혼한지 7년, 지금 재취업 중입니다
결혼할 당시 아내가 가장 먼저 꺼낸 게 제사였어요
자기는 제사 문화를 정말 싫어한다고 했거든요
우리 할아버지 제사 때 며느리가 음식 준비하고 상을 차리는 그런 일은 절대 못 한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저도 그 조건에 동의했고, 어머니께 먼저 말씀드렸습니다
그 덕분에 아내는 제사 때 안 와도 되게 했어요
어머니가 섭섭해 하셨지만 제가 설득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지난 7년간 우리 할아버지 제사에는 아내가 한 번도 오지 않았습니다
여기까진 문제없죠 약속은 약속이니까요
그런데 이번 달에 일이 터졌습니다
장인어른께서 돌아가신 지 올해가 3년이래요
처가에서 올해부터 정식 제사를 지내기로 했다더니
아내가 저한테 그날은 꼭 가서 절을 해야 한다고 했어요
처음엔 제가 잘못 들었나 싶었습니다
다시 물어보니 아내 설명은 이러더군요
제사 문화 자체가 싫었던 게 아니라 며느리가 육체노동하는 제사가 싫었던 거고
사위는 가서 절만 하면 되는 거니까 당연히 다르다는 거예요
정말 논리가 신기하긴 합니다
그럼 우리 할아버지 제사에도 가서 절만 하고 나가면 되는 거 아니냐고 했더니
시댁 분위기상 절만 하고 튈 수가 없다고 하더라고요
처가는 분위기가 다르대요
장모님이 다 챙기시고 처남 아내분이 거들기만 한다고 합니다
그럼 처남 아내분도 노동하는 며느리 아닌가요 했더니 그건 처남네 문제라고 하더군요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제 쪽 제사 = 아내가 절대 못 가는 원칙
처가 제사 = 제가 반드시 가야 하는 도리
그리고 장모님은 저한테 "요즘 일 안 하니까 시간이 남지 않냐"고 하셨대요
아내가 그 말을 그대로 전해줬습니다
맞습니다 백수니까 시간은 많아요
근데 시간이 많다고 가는 게 도리인가요 아니면 그냥 말 좋게 부려먹는 건가요
솔직히 장인어른은 저를 잘해주셨으니 절 자체는 진심으로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아내가 이걸 당연하다는 듯이 말하는 게 걸려요
7년간 우리 제사는 눈 깜박 안 하던 사람이 처가 제사라니까 사위 참석을 기본으로 정해놓다니
어머니한테는 아직 이 얘기를 못 했습니다
말하면 그날로 집안이 터질 테니까요
그냥 가서 절하는 게 맞다는 것도 알고
싸운다고 해도 제가 속 좁은 놈이 되는 거도 압니다
그래도 이번엔 그냥 넘어가면 앞으로도 같은 일 반복될 것 같아서 이번만큼은 한 마디 하고 갈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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