썰
미모는 독보적이었는데 50대가 돼버렸다
대학 때 알던 선배가 있다. 지금 50 중반, 결혼 안 한 분이다. 대학생 때부터 이미 알고 지낸 사람인데, 그 선배의 외모가 정말 남달랐다.
170대 후반의 큼직한 체형에 모델 같은 몸, 죽 뻗은 긴 다리. 얼굴은 예쁘고 다 나올 데 나오고 들어갈 데 들어간 모습이었다. 유명 잡지 표지도 장식했었다.
함께 캠퍼스를 다니면 남자들의 시선이 쏠려서 내가 와장창할 정도였다. 눈도 높아서 웬만한 남자는 쳐다보지도 않으셨다. 연예인이 되어도 될 만한 비주얼이었으니까.
세월은 모두를 무너뜨린다. 30대, 40대를 거쳐 이제 50대. 오랜만에 만나서 술을 한 잔 했다 (나도 결혼 안 함). 인생이 복잡해 보였다.
과거의 그 눈부신 미모는 이제 없어졌다. 50대의 일반적인 아주머니가 되어있었다. 그럼에도 같은 연배보다는 여전히 아름다웠다.
보통의 50대 여성이라면 지금쯤 자식이 대학 졸업하고 취직하거나 준비 중일 나이다. 그것 때문에 부럽다거나 하는 마음은 없다고 하셨다. (그런데 눈빛은 다른 말을 하고 있었다.)
나한테도 묻더라. 너도 결혼 안 한 게 잘됐다고 생각지 않냐고. 그 자리 분위기를 밝게 하려고 나도 대답했다. "네, 정말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우리 둘 다 진심은 다른 것 같았다.
물론 결혼한 사람들이 다 행복한 건 아니다. 배우자 관계로 힘들어하는 사람들을 많이 봐왔다. 어느 쪽이 대박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선택하지 않은 길에 대한 후회와 그리움. 누구나 그런 게 있기 마련이다. 가끔 그리워하는 것까진 괜찮다. 다만 자주 돌아보면 앞으로 못 간다.
우리는 남은 술을 마시고 또 헤어졌다.
선택하지 않은 길이라지만 생각해보면. 결혼한 사람들한테는 자식이라는 확실한 자산이 있다. 그건 정말 버팀목이다. 반면 미혼은 돈뿐이다. 그게 잘 모이면 그나마 선택의 대가가 있다 싶겠지만, 안 모이면? 지겹기만 한 일상과 아무것도 남지 않은 나이. 그럼 후회가 든다.
결혼은 부동산을 사는 것, 미혼은 주식만 갖고 있는 거라고 봐도 될까?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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