썰
돈 다 갚은 직후 시댁이 달라져버렸어
결혼 15년, 고등학생 딸 하나 있음. 신혼 때부턴 둘이서만 모아서 올해 드디어 대출을 싹 갚았어. 그날 진짜 뿌듯했음.
근데 그 다음부터 문제가 터졌어.
시동생네 큰애가 공부 잘한다고 시어머니가 자꾸 자랑했는데, 추석 모임에서 동서가 "형님네 편하셨을 거네요"라고 말 꺼냈어. 그리고 시동생이 애를 캐나다로 고등학교 유학 보낼 생각이라고 했어.
그때 시어머니가 "집안에 인물 나오면 다 덕보는 거니까 큰집에서 도와주면 좋지" 이러셨어. 그 말을 들었는데 뭔가 계산된 느낌이었어. 남편도 나도 그 자리에서 입을 다물었어. 진짜 뭐라 말해야 할지 몰랐거든.
문제는 그 이후야. 동서가 자꾸만 개인톡으로 연락을 해. 홈스테이 비용이 생각보다 비싸다고, 학비는 장학금으로 되는데 생활비가 문제라고 해. 그러면서 형님은 딸 학원을 몇 개를 다니게 하냐고 물어보더라. 요즘엔 "혹시 적금 같은 거 들으신 게 있어요? 금리가 좋은 데 어디예요?"라고까지 물어봤어.
금리가 진짜 궁금한 건지, 다른 뜻인지 혼동돼.
우리 딸도 2년 뒤에 대학을 가야 해. 등록금 생각하니 지금부터 준비해야 되고. 우리가 대출 갚은 건 십 년 동안 제대로 외식도 못하고, 여행도 한 번 못 가서 갚은 거야. 딸 수학여행 때도 용돈을 적게 줬는데, 아직까지 그게 자책이 돼.
그런데 시동생네는 차를 두 번이나 바꿨어. 해외여행도 매년 다녔고. 그건 그 집이 그렇게 쓰기로 한 거니까 상관없지. 하지만 그렇게 지출하고는 이제 와서 우리한테 손을 벌리는 게 말이 안 되지 않나?
다음달 시어머니 생신에 또 이 얘기가 나올 것 같은데, 벌써부터 머리가 아파. 딱 거절하면 조카 장래를 막는 나쁜 사람이 되고, 조금이라도 내밀면 계속 들어올 게 뻔해.
남편은 형제 간 돈 얘기는 싫다고 내보고 알아서 해결하라더라. 내가 판단하면 나중에 내 탓으로 돌릴 게 뻔하지.
오늘 저녁에 우리 딸이 "엄마, 나 대학가면 기숙사 들어갈 거야, 돈 아껴"라고 했어. 그 말을 듣는데 울컥했어. 우리 딸은 그렇게 알아서 배려하는데, 왜 남의 집 애 유학비를 내가 고민해야 하는지 모르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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