썰
28살에 다시 시작하면 괜찮을까?
새벽에 못 자서 쓴다.
하드웨어 엔지니어로 3년을 버텼는데, 작년에 때려쳤다. 몸이 완전히 망가져서. 주 4일은 야근, 주말 출근 기본이었고 마지막엔 원형탈모까지 생겼다.
몇 달 쉬었는데 지금 뭘 해야 할지를 모르겠다. 친구들 보면 다들 정해진 길로 가는 것 같은데.
한 친구는 이미 과장, 한 친구는 공무원 붙었고, 또 한 친구는 결혼해서 애까지 키우고 있다.
나만 28에 원점이야.
부모는 경력이 아까우니까 원래 하던 거 하라고 계속 얘기한다. 근데 그 일 다시 들어가면 또 몸 망가진다는 게 뻔하다.
그래서 요새 코딩 학원 알아보고 있는데, 사람들은 늦었다고 한다.
그런데 오늘 신기한 일이 일어났다. 예전 팀장이 전화를 왔다. 다시 들어오라고.
연봉도 올려준댔다. 내가 나가고 나서 내 일을 할 사람이 없다고.
웃기지 않냐. 내가 있을 땐 "너 아니어도 할 사람 많아"라고 했던 사람이다.
그래서 정중하게 물어봤다.
"팀장님, 그때 저 아니어도 할 사람 많다고 하셨잖아요. 그분들한테 부탁하세요."
전화 끊고 진짜 속이 시원했다. 1년 동안 쌓인 게 한 번에 내려가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현실은 여전히 백수다.
다시 들어가면 돈은 번다. 근데 난 그 선택은 안 할 거다.
뒤처져도 이번엔 내가 고르고 싶다.
사람들은 28에 다시 시작하는 게 늦었다고 한다. 근데 진짜 늦은 걸까?
난 모르겠어서 그냥 해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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