썰
제 옷장을 '청소'했다며 최애 옷들을 다 버린 시어머니, 남편은 효자가 됐네요
결혼 2년 차 직장인입니다.
저희는 맞벌이라 평일에는 둘 다 정신없이 일하고,
주말에만 겨우 집안일을 몰아서 하는 편이에요.
사건은 지난주 금요일 퇴근 후에 터졌습니다.
현관문을 열고 들어갔는데 집안에서 진한 락스 냄새가 나더라고요.
이상하다 싶어 안방으로 들어갔는데, 제 옷장 문이 활짝 열려 있었습니다.
분명히 제가 정리해 둔 옷들이 다 뒤섞여 있고,
무엇보다 제가 정말 아끼던 빈티지 원피스 몇 벌이랑
유학 시절부터 입었던 애착 셔츠들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더군요.
거실로 나가보니 시어머니가 아주 만족스러운 얼굴로
청소기를 돌리고 계셨습니다.
제가 너무 당황해서 "어머니, 제 옷들 다 어디 갔어요?"라고 여쭤봤더니,
웃으시면서 이렇게 말씀하시더라고요.
"얘, 옷장이 너무 꽉 찼길래 내가 좀 정리했다.
색 바래고 낡아서 도저히 못 입을 것 같은 것들은
내가 다 쓰레기봉투에 담아서 내놨어. 이제야 좀 숨통이 트이네!"
순간 머리가 띵했습니다.
어머니는 저희 집 비밀번호를 알고 계시는데,
보통은 저희가 없을 때 절대 안 오신다고 약속하셨거든요.
그런데 상의도 없이 들어오셔서 제 개인 물건을 '판단'해서 버리신 겁니다.
제가 너무 화가 나서 "아무리 그래도 제 물건인데 상의 없이 버리시면 어떡하냐"고
조심스럽게 말씀드렸더니, 갑자기 표정이 싹 바뀌시더군요.
"아니, 며느리 옷장 좀 깨끗하게 해주겠다는데 그게 그렇게 잘못된 일이니?
내가 내 시간 써서 내 손으로 청소해 줬더니 고맙다는 말은 못 할망정
어디서 따지고 들어? 정말 무섭네."
그때 퇴근한 남편이 들어왔고,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저는 남편이 제 편을 들어줄 줄 알았어요.
집이라는 공간의 프라이버시가 얼마나 중요한지 아는 사람이니까요.
그런데 남편 반응이 가관입니다.
"아니, 엄마가 너 생각해서 하루 종일 고생해서 청소해 주신 건데
고작 옷 몇 벌 버린 거 가지고 그렇게 정색을 해야 해?
낡은 옷 좀 버렸다고 유세 떠는 거야? 엄마 지금 상처받으셨잖아."
제가 말하는 건 옷의 가격이 아니라 '무단 침입'과 '권리 침해'라고 했더니,
남편은 제가 시어머니를 '남'처럼 대한다며 오히려 저를 예민한 사람 취급하네요.
어머니는 결국 눈물을 훔치며 "내가 다시는 이 집에 발도 안 들이마」
하고 나가셨고, 남편은 옆에서 계속 한숨을 쉽니다.
저는 지금 제 소중한 추억이 담긴 옷들을 잃은 슬픔보다,
내 공간이 이렇게 쉽게 침범당할 수 있다는 사실에 소름이 돋아요.
남편은 제가 너무 깐깐해서 가족 간의 정을 망치고 있다고 하는데,
제가 정말 예민한 건지 솔직하게 말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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