썰
시아버지 재혼 소식에 머릿속이 복잡하다
이 글 어디서 털어놓아야 할지 몰라서 여기 씁니다.
시어머니가 돌아가신 지 3년 됐는데, 지난주에 시아버지가 재혼하신다고 하셨어요. 상대방 분이 있으시다고요. 동네 경로당에서 만나셨다고 하셨어요. 연세는 저희 시아버지보다 두 살 아래라고.
처음에는 솔직히 시아버지가 외로우셨을 거 생각하니까 이해가 됐어요. 혼자 사신 게 3년이나 됐고, 연세도 이제 칠십 가까우시니까요. 밥도 매번 혼자 드시고 명절에도 우리가 내려가야만 식사를 같이 하시는 거였거든요. 외로우신 거 맞죠.
근데 이게 머릿속이 복잡해진 이유가 있어요.
시어머니가 돌아가시면서 재산이 시아버지께 다 상속됐어요. 아파트는 시세가 좀 되는 거고 예금도 있어요. 시아버지가 재혼하시면 그 재산에 새 배우자 분이 법적으로 상속 권리를 갖게 되잖아요. 나중에 시아버지마저 돌아가시면 그 분과 남편이 공동 상속인이 되는 거고.
남편이랑 이 얘기 했더니 남편이 "그건 아버지 돈이니까 아버지가 원하시는 대로 하시는 거지"라는 거예요. 맞는 말이에요. 틀린 말이 아니에요. 법적으로도 그렇고 도덕적으로도 그렇고.
근데 저는 시어머니 마지막 몇 년 동안 옆에서 많이 챙겼거든요. 병원 모시고 다니고, 마지막 1년은 거의 매주 내려갔어요. 그때 남편은 일 때문에 자주 못 갔고 제가 주로 갔어요. 시어머니가 "며느리야 와줘서 고마워"라고 하셨던 말이 아직도 생각나요.
그게 상속이랑 직접 관련된 건 아닌 거 알아요. 당연히 알아요. 그때 잘 해드린 게 보답을 바라고 한 것도 아니고요. 근데 이런 상황이 되고 나니까 마음이 그냥 복잡해지는 게 어쩔 수 없어요.
시아버지 재혼 자체를 반대하고 싶은 게 아니에요. 진짜로 외롭지 않고 사셨으면 해요. 다만 재혼하시기 전에 재산 문제를 어떻게 정리할 건지 얘기를 해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데, 이걸 아버지한테 꺼내는 게 맞는 건지 모르겠어요. 제가 말 꺼내면 이상한 며느리 되는 거고 남편이 말 꺼내면 불효자 소리 들을 것 같고.
실제로 재혼 후에 재산 분쟁이 생기는 경우가 있다는 걸 뉴스에서 본 적이 있어서 더 걱정이 돼요. 형제들은 어떻게 생각하냐 궁금한데 남편은 형제 없이 외동이라 그 얘기도 혼자 감당해야 하고. 나중에 시아버지마저 건강이 안 좋아지시면 그 사이에서 남편이 어떤 위치에 있게 될지도 모르겠고.
주변에 비슷한 상황 겪으신 분들한테 물어볼 수가 없어서요. 아무래도 집안 사정 얘기가 나오니까. 여기서 익명으로 여쭤보는 거예요. 어떻게 하셨어요. 법적으로 뭔가 미리 해두는 게 있나요? 아니면 그냥 내버려두는 게 현실적으로는 더 맞는 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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