썰
나이들수록 아빠가 한심해보여
아빠는 60대후반이 되어가시는데
점점 더 알콜 중독이 심해지시는 것 같아
아직도 일은 다니시긴하는데
저녁엔 늘 술 드시고,
쉬는 날은 아침 새벽 대낮 저녁 밤 가리지않고
물 한잔 마시듯이 소주를 드셔
그러니까 하루종일 사람이 취기 상태로 계시는거야
눈빛에 총기같은 게 전혀 없으심
그리고 기본적으로 지나치게 게으르셔
어릴때는 남자어른의 삶들은 고된거라 원래 회사 다녀오면
저렇게 술마시고 바로 누워만 있는 게 당연한 줄로만 알았는데
내가 직장 다니고 30대 후반까지 살아보니 아빠는 게으름이 천성인 사람인 걸 알게 됨
놀랍게도 정말 하루 종일 누워서 티비만 보심 내 기억 속에 아빠는 쉬는 날이면 매일 누워있었어 가족여행같은 것도 간 적이 단 한번도 없고 집에 자가용도 없어서 더더욱.
충격적이겠지만 내가 현재 37살인데
본가에선 내가 9살(초2)때 산 냉장고를 지금도 쓰시고
티비도 20여년 되었고 주방 설거지통 수전 손잡이?는 빠져서 물 틀고 온수 쪽으로 조절하는 것 등등도 어려움..
베란다벽엔 시커먼 곰팡이 자국이 가득하고
방이 너무 좁아서 자다가 뒤척이면 팔이나 다리 등 꼭 딱딱한 물체에 닿아
어릴때부터 그렇게 살다보니 문제를 잘 몰랐는데
결혼을 하고 나만의 가정을 가꾸고 꾸리다보니 저런 인간상이 있다는 게 신기해
가전을 오래 쓰는 게 문제 라는 것도 아니고 방이 좁은 게 문제라는 것도 아님. 그냥 나는 내가 가장이면 가족들이 그런 환경에서 지내게 하지 않을 것 같음. 너무 낡은 가전은 바꾸고 애들이 크면 조금 더 큰 집으로 이사도 가고 침대같은 것도 사주었을 것 같아(결혼 전까지는 침대에서 자본 적이 없어ㅎ)
객관적으로 우리집은 빚도 없고 아픈 사람도 없고 나나 동생도 모범적으로 학교생활 잘했고 둘 다 안정적 직장도 얻어서 잘 지냄. 엄마도 imf때부터 계속 직장 다니셨고.
근데도 아빠는 평생 힘들어 죽겠다고 내가 7살 10살 이럴때부터 앉혀놓고 주정을 하셨었음
초딩 때 6교시 끝나고 3시쯤 집에 오면 아빠는 대만취 상태고 하교하자마자 술상 치우는 게 내 일상이었음(엄마는 직장에 계셨으니까)
가정을 진짜 전혀 돌보지 않으심.. 그나마 다 엄마가 나서서 겉으로는 그럴듯하게 가족을 유지했지만
이번 주말에 오래간만에 본가 갔더니 잊고 지내던 기억이 떠오르며 여전히 한숨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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