썰
생수뚜껑 못 따는 게 임신유세래?
임신 막달인데 손발이 부어서 아파. 영양제 봉투도 제대로 못 뜯고 물병 따는 것도 진짜 힘들어ㅜㅜ 임신이 이렇게 고생스러운 줄 이제 알았네.
그 친구한테는 딱 세 번 연락했어. 임신 소식 알릴 때, 만날 날짜 정할 때, 만나기 직전 이렇게 세 번. 나는 전화, 그 친구는 카톡을 좋아했었어. 원래 엄청 친했는데 어쩌다 좀 멀어졌어.
암튼 그 친구랑 다른 친구 둘이서 만났어. 그 중에 아이를 낳은 경험이 있는 친구는 한 명뿐이었어. 식당 물이 생수로 나왔는데 내가 뜯으려고 했는데 안 돼서 미안하지만 손에 힘이 없으니까 좀 따 달라고 했어.
친구가 어이없다고 "이거 하나를 못 따?"라고 하는 거야. 그래서 나도 "나도 이럴 줄 몰랐어~ 임신 하면 관절이 약해지나봐. 이것도 버거네" 이렇게 말했어.
그럼 친구가 "이렇게 못 따는 임산부는 처음이다. 물을 마실 자격이 없네"라고 하는 거야. 애 낳은 친구가 "아니 나도 못 따고 낳은 후에도 바로 못 떴는데?"라고 하니까 웃으면서 "무슨 소리냐며 넌 이렇지 않았잖아"라고 했어. 다른 친구 한 명이 "아 그래 임신하면 관절이 약해진다고 하던데" 하면서 따줬어.
그 순간 나도 화났어. "이게 뭐하는 건데? 내가 혼자 마시는 물도 아니고 다 함께 마시는 건데 뚜껑을 딸 때 그게 그렇게 힘들어? 내가 따기 싫어서 몇 초 흉내 낸 게 아니라 진짜 못하는 거야. 나도 스스로 따고 싶은데 내 몸이 말을 안 들어" 이렇게 했어.
친구가 "우린 다 여자인데 힘 없는 건 누구나 아니야? 넌 왜만 없어? 왜 자꾸 약해 보이려고 해? 이게 바로 임신유세야" 했어.
또 따졌어. "내가 너한테 뭔가 잘못한 게 있어? 약해 보이려고? 너랑 임신 기간 연락도 손에 꼽을 정도고 처음 만나는 건데 임신유세가 뭐하는 소리야?" 이렇게 말했지.
친구가 카톡을 보냈는데 내가 임신 초기에 낮잠을 자고 있어서 나중에 봤어. 전화로 "나 임신했어! 초기라서 적응이 안 돼서 낮잠 자고 있었다가 이제 카톡 봤어~"라고 임신 소식을 알렸고, 남편이 준비한 밥 사진을 스토리에 두세 번 올린 게 유세라는 거야.
정말 어이없었어. 나는 그 자리에서 바로 나갔고 애 있는 친구가 따라나왔어. 둘이서 따로 밥 먹고 놀다가 집으로 들어왔는데 기분이 정말 안 좋아.
애 있는 친구는 저 친구가 요새 좀 민감한 거 같으니 나중에 미안하다고 연락 올 거 같으니 그때 잘 풀자고 했어. 유세 같은 건 없고 당연한 거라고 해 주니까 갑자기 눈물이 나더라고.. 정말 마음이 상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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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약한 척 한 적 없어. 원래 체중이 많이 없는 편이었거든. 친한 남자 친구들이 발로 차면 부러질까봐 물어본다고 할 정도로 마른 몸이야. 약해 보일까봐 운동도 열심히 했고 등산도 자주 다녔고 임신하고도 1시간 반 이상 산책하고 이틀마다 운동하는 파워풀한 임산부야. 다만 무게가 가벼워서 무거운 걸 못 드는 것뿐이야.
오히려 그 친구가 "우리 오빠가 다 해줘"라고 자꾸 말하고 "이건 무거워서 못 들니까 우리 오빠 부른다" 이런 말을 진짜 많이 하는 친구였어.
친구들이 내 편을 안 들어줬다고 하는 분들도 있는데 아이 없는 친구도 따라나오다가 내가 들어가라고 했어. "넌 나중에 미워할 거니까"라고. 그 친구는 "배려 없이 말하는 게 열받아서 나도 나올 거다"라고 했어.
애 있는 친구는 오랜 인연이라서 바로 손절은 못 하니까 미안하다고 연락 오면 잘 풀자고 한 거고 안 오면 나도 손을 끊겠다고 했어.
애초에 임신을 자꾸 알리고 다니지도 않았어. 카톡도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항상 늦게 봐서 단톡에서 임신 얘기도 안 했고 인스타도 임신 관련은 올린 적 없어. 남편이 준비한 음식 사진 두세 개가 전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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