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호흡연구소관리자
공포

냄새가 나를 삼킨다

ㅋㅋㄱ· 2026.08.10 20:19· 조회 180
새벽 같은 시간에 깬다. 역겨운 냄새 때문이다. 창을 열어도 묻혀나가지 않는다. 출처를 모르겠다. 버스에 탄다. 자리에 앉자마자 앞자리 사람이 창문을 연다. 냄새가 올라온다. 초등학생과 눈이 마주친다. 심장이 철렁한다. 착각일 거다. 킁킁대어 봐도 그 냄새는 느껴지지 않는다. 편의점 알바를 한 지 한 달이 됐다. 오래 일한 건 이게 처음이다. 지수 언니는 나를 싫어한다. 인사를 받아주지 않는다. 물건 진열하다 언니 앞을 지나가니 얼굴이 일그러진다. 갑자기 마스크를 꺼낸다. 뺨이 화끈거린다. 냄새 때문인지 묻고 싶지만, 목소리가 자꾸 기어 들어간다. 손님이 들어온다. 표정 없는 걸 본다. 조금 안심된다. 그 냄새는 사라진다. 순간 주먹을 쥐고 코를 막는다. 냄새가 짙어진다. 손님은 아무것도 사지 않고 튀어나간다. 지수 언니는 내게 말을 걸지 않는다. 나를 피한다. 창고에 가 냄새를 맡아본다. 내 몸에서 나는 게 아닌 것 같다. 심호흡하고 언니에게 간다. "지수 언니..." 언니는 핸드폰만 본다. "저... 저... 저한테서..." "어우 뭔 냄새야?" 새로 들어온 손님이 소리친다. "락스 냄새요." 언니가 대답한다. 이상하다. 내가 맡는 냄새는 락스가 아니다. 다 착각이었나? 집으로 돌아오는 길, 냄새는 났다 안 났다를 반복한다. 아무한테나 묻고 싶다. 엄마에게라도 전화하고 싶지만, 바로 내려갈 수도 없다. 연락할 사람이 없다. 파리가 자꾸 맴돈다. 주민센터가 보인다. 공무원들에게 난 수많은 민원인 중 하나다. 용기가 난다. 번호표를 받고 기다린다. 띵동. 내 순서다. 입이 바싹바싹 마른다. 숨이 쉬어지지 않는다. 눈을 질끈 감고 다가간다. 냄새가 나는지만 확인하면 된다. 근데... 진짜 냄새가 나면? 이 냄새가 평생 지워지지 않으면? 그럼 어떻게 살아가야 하지? 몸이 굳는다. 얼른 빠져나와 집으로 달린다. 뛸수록 냄새는 진해진다. 견딜 수 없다. 사람들은 날 피할 거다. 집에 들어오자마자 주저앉는다. 눈물이 난다. 한참을 울다가 진정한다. 낯선 소리가 들린다. 불규칙한 진동음이다. 위에서 난다. 불을 켜고 천장을 본다. 통통하게 살찐 파리 떼가 촘촘히 붙어있다. 비명을 지르고 화장실로 간다. 이상하다. 거울 속에 내가 없다. 정확히는, 내가 아닌 내가 있다. 목을 맨 채 썩어가는 내 몸이다. 구더기들이 얼굴을 타고 다닌다. 툭. 툭. 투둑투둑. 파리들이 화장실 문을 두드린다. 냄새가 날 잡아삼킬 듯 커진다. 나는 기꺼이 그것에 몸을 맡기기로 한다.
댓글 1
ㅅㅅ(232.69)08-10
밖에돌아다닌건 머야? 전개가 너무 어질어질하다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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