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
중딩 새벽 노래방 공포 실체
중3 때 연합고사 끝나고 뭐 고입 전까지 한두 주는 개자유였다. 같은 반에 친하던 애가 존나 이상한 소리를 쳤다. 새벽 피시방 가면 아저씨들이 밥도 사주고 존나 잘 봐준다고. 진짜로 그 말을 믿은 새끼는 나였다.
결국 친구 3명이랑 셋이 새벽 피시방 가기로 했다. 아침 가면 돈 많이 들 것 같고, 밤 늦게 가면 직원들이 얼굴 기억할까봐 오후 3시쯤에 슬그머니 들어갔다. 카운터는 비었고 우린 그냥 들어가 게임 시작했다. 당시엔 흡연석과 금연석이 구분 안 되던 피시방이 대부분이던 때였다.
9시 55분쯤 미성년자 출입금지 방송이 나왔다. 우린 벌벌 떨면서 키보드에 얼굴을 박고 게임했다. 10시 넘으니까 알바생이 다가와서 미성년자냐고 물었다. 이미 중딩인 게 티났고 후불제로 돈을 내고 나왔다.
10시 20분인데 집에 안 가고 싶었다. 부모님한테는 친구 집에 간다고 구라를 쳤다. 서로 다른 친구 집에 있다고 할 계획도 짰는데 다행히 전화는 안 왔다. 놀이터에서 교복 입은 애들을 만났는데 개무서워서 그 자리를 떠났다. 이리저리 걷다가 사거리에 노래방을 발견했다. 정확히 12시 25분이었다.
지하 1층 노래방이었다. 유리문인데 안이 어두워 보였지만 문을 열어보니 들어갈 수 있었다. 할머니 한 명이 카운터에서 나타났고 인원수를 묻길래 4명이라고 했다. 1번방 제일 큰방을 줬는데 이상하게도 불이 꺼져 있었다. 복도도 마찬가지였다.
친구들이랑 버즈의 가시를 부르고 있었는데 한 친구가 화장실 가야 한다면서 일어났다. 근데 그 친구가 문 앞에 그냥 서 있는 거였다. 아무 움직임도 없이. 노래 끝나고 보니까 그 친구가 문 옆에 선 채로 창문을 뚫어지게 보고 있었다. 바지에는 오줌이 떨어지고 있었다.
우린 놀렸지만 친구는 신경도 안 쓰고 계속 밖을 보기만 했다. 창문만 봤다. 다른 친구가 그 친구를 앉혀서 창문을 봤다. 그리고 욕만 반복했다. 우리도 궁금해졌다.
나도 창문을 봤다. 맞은편 4번방 탁자 위에서 뭔가 꿈틀거리고 있었다. 더 가까이 봤다. 할아버지라고 생각되는 인간이 온몸을 꺾으면서... 춤을 춘다고 해야 하나? 사람 발은 앞으로 접히지 않는데 그 할아버지 발이 앞으로 접히고 있었다. 뼈 꺾이는 소리가 들렸다. "빠드득 빠드득" 하는 소리.
큰 소리 내면 저 할아버지가 우리 방으로 올 것 같았다. 뉴스에 우리 이름 나올 수도 있을 것 같았다. 우린 소리 안 내면서 문을 조심스럽게 열고 포복 자세로 기어나왔다. 바닥이 더럽든 뭐든 상관 없었다. 기어서 카운터까지 왔다. 있던 돈 13400원을 올려놓고 문 열려고 했는데 할머니가 "벌써 가세요?"라고 물었다. 급하다고 했는데 할머니가 웃으면서 더 놀다 가라고 했다. 그 순간 노래방 문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우린 그냥 미친 듯이 뛰었다. 친구들이랑 말도 안 하고 눈만 마주보고 그냥 집으로 존나 뛰었다. 폰 손전등도 안 켰다. 폴더 열어서 나오는 빛으로만 뛰었다. 아마 4시 근처였을 거다. 집 와서 씻지도 않고 바로 이불 덮고 벌벌 떨었다. 엄마가 밥 짓는 소리에 잠에서 깼다. 그 순간 너무 안심이 되어서 엄청 울었다. 진짜 서럽게.
엄마가 와서 왜 우냐고 했고 있던 일을 다 말했다. 엄마는 "부모님한테 거짓말쳐서 하늘이 너희들을 벌준 거다. 다음부턴 하지 마"라고 했다. 몇 주 지난 후 친구 중 한 명이 전화해서 다시 한번 가보지 않겠냐고 물었다. 가기 싫었다. 근데 친구가 그냥 가자고 했다. 지금도 그 이유를 모르겠다. 나중에 물어봤더니 그냥 궁금해서라고만 했다. 다른 친구들은 안 간다고 했고 나랑 그 친구랑 둘이만 갔다. 지하실에 내려가니까 우린 다시 집으로 뛰었다. 그 노래방은 철문으로 닫혀 있었다. 간판에는 폐업이라고 되어 있었다. 빨간 선이 사선으로 그어진 간판이었다. 주변에는 쓰레기가 많았고 문 앞에는 뭔가 물 같은 흔적이 있었다. 거의 굳은 상태였는데 자세히 보니까 오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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